1980년대를 장악한 록은 상업적 기운이 흐르는 헤비메탈 즉 팝 메탈(Pop Metal)이란 것이었다. 본 조비(Bon Jovi)와 데프 레퍼드(Def Leppard)로 대표되는 이 흐름은 헤비메탈을 듣지 않던 10대 소녀와 어른들까지도 수요자로 포섭하면서 시장과 인기차트를 주름잡았다. 하지만 그토록 맹위를 떨치는 팝 메탈은 1980년대 말이 되면서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다. 팝 메탈의 도도한 행진이 저지된 데는 건스 앤 로지스(Guns N” Roses)의 출현이 크게 작용했다.
이들의 무기는 초강력 사운드였다. 팝 메탈의 달콤한 록 사운드에는 도무지 만족할 수 없다는 듯 훨씬 센 하드 록이 담긴 이들의 1987년 데뷔작 [Appetite For Destruction]은 제목처럼 “파괴에의 욕망”을 맘껏 뿌려대면서 팝 메탈의 인기성곽을 유린했다. 통쾌하기 그지없는 “Welcome To The Jungle” 한 곡으로 충분했다. 건스 앤 로지스의 이 기념비적 앨범은 이처럼 당시 “팝 메탈의 죽음, 하드 록의 부활”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요즘처럼 앨범이 나오자마자 곧바로 빌보드 차트에 정상에 오르는 식의 성공은 아니었다. [Appetite For Destruction]은 1년이 지나서야 빌보드 앨범 차트 정상에 등극했다. 전형적인 지각 성공. 줄기찬 공연에다 그들 스타일과 조금은 반대되는 낭만적인 곡 “Sweet Child O”mine”이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점령한 데 따른 성과였다. 1989년에 이르러 밴드의 인기는 천정부지로 치솟아 이 앨범이 차트정상을 지키는 동안 새 앨범 [Lies]가 5위권에 진입하는 일대 기염을 토했다. 활화산처럼 터진 이러한 대중적 호응으로 그들은 팝 메탈의 쇠퇴와 함께 하드록의 부활을 선포했다. 1989년 하반기에 이르러 두 앨범의 판매고가 1200만장을 돌파했다는 점은 그 같은 추세의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웅변했다. 이제 헤비메탈 음악계의 왕관은 본 조비에서 그들에게로 넘어갔다.
당시 싱어 액슬 로즈(Axl Rose)의 약혼녀 에린 에벌리에게 바치는 노래 “Sweet Child O”mine”이 1위를 차지하고 나서 후속곡으로 발표되어 “Welcome To The Jungle”은 7위, “Paradise City”는 5위를 기록하는 히트를 기록했다. 밴드의 구성은 액슬 로즈 외에 슬래시(Slash, 리드 기타), 이지 스트래들린(Izzy Stradlin, 리듬 기타), 더프 맥카건(Duff McKagen, 베이스) 그리고 스티븐 애들러(Steven Adler, 드럼) 등 당대 최강의 라인업이었다. 하지만 밴드의 두 축인 액슬 로즈와 슬래시가 갈라선 뒤 재결합의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1991년에 연속으로 낸 또 다른 명작 [Use Your Illusion] Ⅰ& Ⅱ와 1993년 [The Spaghetti Incident?] 이후 건스 앤 로지스의 신작 앨범을 구경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행히도 2008년 무려 17년 만에 ‘건스 앤 로지스’ 라는 이름으로 앨범을 발매하기 까지 말이다. 이제 다시 등장한 건스 앤 로지스 에 팬들은 주목하고 있다.